호스피스 병동에서 보낸 첫 하루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하루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아침이 되면
간호사가 들어와 안부를 물었고,
약을 정리해 주었다.
특별한 검사는 없었고
기다릴 결과도 없었다.
엄마는
창가 쪽 침대에 누워
한동안 밖을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나는 그 옆에 앉아
할 일이 없어
휴대폰만 들여다보았다.
시간을 확인할 이유도,
누군가에게 연락할 이유도 없었다.
식사 시간이 지나도
병실 안은 그대로였다.
식판이 들어오지 않았고,
먹어야 한다는 말도 없었다.
이 병동에서는
무언가를 더 해보자는 말 대신
불편한 곳은 없는지만 물었다.
그 질문들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앞으로를 말하지 않아도 되었고,
지금만 잘 넘기면 되었다.
하루가 이렇게 흘러가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실의 불이 꺼지고
복도가 조용해졌을 때
나는 알았다.
이곳에서는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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