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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투병기록

15화 항암이 끝난 뒤, 다시 병원으로 가던 날

by 모니카 쩡 2026. 1. 27.
항암이 끝난 뒤, 다시 병원으로 가던 날

 

항암이 끝난 뒤

며칠 동안은

정말로 아무 일정이 없었다.

 

병원에 갈 이유도

기다릴 결과도 없었다.

아침에 눈을 떠도

어디로 가야 할지 적혀 있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다시 병원으로 갔다.

이번에는 항암실이 아니라

호스피스 병동이었다.

 

의사는

"치료는 여기까지 입니다"라는 말을

이미 여러 번 했고,

우리는 그 말을

이제야 선택으로 옮긴 것뿐이었다.

 

호스피스 병동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급한 소리도 없었고

서둘러 움직이는 사람도 없었다.

 

병실에 들어가자

간호사가 천천히 설명을 했다.

어디에 무엇이 있고,

불편하면 언제든 호출하라고.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보다 말수가 적었지만

표정은 오히려 담담해 보였다.

 

나는 그 담담함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침대에 누운 엄마를 보며

이제는 

무언가를 더 해보겠다는 생각보다

잘 버텨보자는 마음이 앞섰다.

 

이 곳에서는

병이 좋아지기를 바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프지 않게,

불안하지 않게

지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 말이 

조금은 위로처럼 들렸고

조금은 너무 솔직하게 느껴졌다.

 

병실 문을 닫고 나왔을 때

나는 생각했다.

 

아무 일정도 없던 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이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늘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