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가 줄어들었다.
항암 이야기가 끝나자
진료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의사는
치료 말고
다른 선택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유지 치료,
통증 조절,
그리고
호스피스라는 단어.
나는 그 말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것 같다.
선택지가 늘어난 게 아니라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더 정확했다.
무언가를 더 해볼 수 있다는 말보다
이제는 덜 아프게 지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더 많이 들렸다.
엄마는
잠시 생각하다가
"집에 가서 이야기해보자"고 말했다.
그 말이
그날의 대답이었다.
진료실을 나서면서
결정을 미루고 싶었다.
아직은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은 것도
선택이라는 걸
그날은
모른 척하고 싶었다.
그렇게
치료가 아닌 이야기가
조금씩
우리 앞에 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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