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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투병기록

13화 결정은 미뤄둔 채로 지낸 하루

by 모니카 쩡 2026. 1. 23.
결정은 미뤄둔 채로 지낸 하루

 

그날 이후로

아무 결정도 하지 않은 채

며칠이 흘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침을 맞았고

밥을 먹었고

집 안을 정리했다.

 

엄마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말을 건넸고

나는 그 말에

평소처럼 대답했다.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간이 멈춘 것 같았지만

생활은 

계속되고 있었다.

 

병원에가지 않는 날이 늘어났고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 시간도

조금씩 길어졌다.

 

그게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인지

현실을 미루는 시간인지는

그땐 알 수 없었다.

 

다만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채로도

하루는

이렇게 지나간다는 사실이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졌다.

 

결정은

아직 책상 위에 올려두지 않았지만

그림자처럼

우리 곁에 함께 있었다.

 

그날의 하루는

아무 일도 없었던 날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조용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