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
병원에 오면
항상 기다리게 된다.
기다릴 걸 알면서도
막상 앉아 있으면
그 시간이 유난히 길다.
접수를 하고
의자에 앉는다.
그 다음부터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폰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볼 건 많은데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다.
대기실에는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 말을 걸지는 않지만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엄마는 말이 없었다.
괜찮은지 묻지 않아도
괜찮은 척을 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그리고 동시에
조금만 더 늦게 불리기를
바랐다.
이름이 불리면
들어가야 하고
들어가면
또 무언가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일,
지나온 말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
그래서인지
대기실에서의 시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가볍지 않았다.
그 무렵 알게 됐다.
병원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진료실이 아니라
대기실이라는 걸.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사람을 많이 지치게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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