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프다는 말을 여전히 아꼈다.
괜찮다는 말은
전보다 더 자주 했다.
하지만 몸은
그 말을 따라주지 않았다.
걸음이 조금 느려졌고
자주 쉬었다.
계단 앞에서
잠시 멈추는 일이 늘었다.
나는 그 변화를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모른 척하기에는
너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집 안에서 몇 걸음 걷다
엄마가 소파에 앉았다.
잠깐 쉬었다 가면 된다고 했지만
그 잠깐이 생각보다 길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
말보다
몸을 먼저 보게 되었다.
엄마는 아픔을 설명하지 않았고
나는 묻지 않았다.
그 대신
물컵을 가까이 두고
의자를 먼저 당겼다.
이제는 아픔이
말로 전해지는 시간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시간이
되었다는 걸
그날 알았다.
이 글은 통증의 크기를 적는 기록이 아니라
딸이 그 별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순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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