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이 시작된 뒤, 하루는 병원 중심으로 흘렸다
아침이 되면
가장 먼저 병원을 떠올리게 됐다.
암 진단 이후
하루는 예전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하루의 중심은
항상 병원에 있었다.
병원에 가는 날과 가지 않는 날로
하루가 나뉘었다.
그 사이에
아이들 일정과 집안일을 끼워 넣었다.
암환자 보호자의 일상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조정하는 일에 가까웠다.
병원 시간을 기준으로
앞과 뒤가 정해졌다.
엄마는 오늘은 좀 괜찮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믿고
하루를 짰다.
하지만 그 말은
자주 바뀌었다.
그래서 확실한 약속은
점점 줄어들었다.
대신 "상황봐서"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다.
간병을 시작하고 나서
하루를 산다는 느낌보다
하루를 관리하며
지낸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그 무렵부터
병원은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
내 하루를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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