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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투병기록

6화 간병이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by 모니카 쩡 2026. 1. 2.
간병이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하루의 중심이

엄마가 되었다.

 

병원 일정이 먼저 정해졌고

그에 맞춰 다른 일들이 밀렸다.

아이들 일정도,

나의 약속도 

자연스럽게 뒤로 갔다.

 

처음에는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할 줄 알았다.

각오라든지,

결심 같은 것들.

하지만 간병은 그런 것들과 상관없이 

조용히 시작됐다.

 

약을 챙기고

병원에 동행하고

컨디션을 살폈다.

대단한 일을 하는 느낌은 없었고

그저

하루에 하나씩 해야 할 일이

늘어난 정도 였다.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나는 괜찮다고 답했다.

그 말이

진심이었는지,

습관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날 문득

'간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순간이 왔다.

누군가 말해줘서가 아니라

하루를 돌아봤을때

내 시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의 딸이면서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고

그 두 역할 사이에서

자주 멈칫거렸다.

 

이 글은

간병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은

힘들다고 말할 만큼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날 부터

내 하루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가

아주 조용하게 찾아왔다는 걸

남겨두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