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다 넘기고, 다음 날 오후였다
그날 밤,
나는 병실을 떠나지 않았다.
의자를 침대 옆으로 바짝 당겨 놓고
앉았다가
서 있다가
다시 앉았다.
자세가 계속 불편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굳어 있었다.
엄마는
눈을 뜨지 않았다.
말도 없었고
손을 쥐어도
쥐었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숨은 있었는데
있다고 말하기엔
너무 가늘었다.
간호사가
"밤은 길 거예요"라고 했던 말이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시계를 여러 번 봤다.
시간이 가는 게 무서워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보게 됐다.
새벽 두 시쯤,
숨이 잠깐 멈춘 것 같아서
가슴을 봤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 뒤로는
숨이 멈출 때마다
멈춘 게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지켜봤다.
졸았는지도 모르겠다.
잠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눈은 감겼는데
의식은 계속 깨어 있었다.
새벽 공기가 바뀌는 걸 느꼈다.
창문은 닫혀 있었는데
분명히
밤이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이 왔다.
아침이라고 해도
병실 안은
여전히 같은 색이었다.
간호사가 와서
몇 가지를 확인하고
조용히 나갔다.
"아직 괜찮습니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괜찮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엄마는
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마시지도 않았다.
호스피스에 입원한 뒤로
그건 이미
당연한 일이었지만
밤을 함께 보내고 나니
그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다.
나는
물컵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필요 없는 행동을
계속 만들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지났고
복도에서 카트 소리가 났다.
병실 안은
그 소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간 같았다.
오후로 넘어가면서
숨이 더 느려졌다.
쉬는 시간과
멈추는 시간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졌다.
나는
속으로 숫자를 세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
숨이 멈췄다.
이번에는
다시 시작되지 않았다.
그 자리에
나 혼자였다.
가족은 없었고,
부를 사람도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놀라지는 않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도 않았다.
그냥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무언가가 쏟아질 것 같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울음도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눈물만 흘렀다.
소리없이,
멈추지도 않고.
엄마 얼굴을 보다가
가슴을 보다가
다시 얼굴을 봤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그 순간이
끝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혼자
엄마의 임종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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